[토토기획]인터뷰=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과 같은 속도라면 2026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은 노인이라는 뜻이다. 노인 인구의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하면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어르신 스포츠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어르신 스포츠는 노인 인구의 은퇴 이후 여가 활동으로써의 스포츠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장애우를 위한 특수체육 등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어르신스포츠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인 노인복지관을 대표해 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르신 스포츠를 도입, 시행하고 있는 현장에서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 관련 인프라는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현장의 다양한 욕구가 있지만, 노년기 스포츠의 파급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령사회 대비 연구가 부족합니다. 또한 예산과 공간, 강사 부족 등의 직접적인 문제로 인해 확산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입니다. 먼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노인 스포츠의 중요성과 장기적 효과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연구 아래 정책적 지원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지역별로 재정자립도에 의해 노인 스포츠 프로그램의 변이가 크므로 불공평한 서비스 배분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개선, 수익자 부담 원칙 적용해 참여 노인들에게 실비 정도 일정 부분 이용료를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현재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어르신 스포츠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현재 전국적으로 289개 노인복지관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사회교육 및 동호회의 형태로 여러 종류의 스포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의 노인복지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종목은 댄스스포츠, 그 다음이 한국무용, 탁구, 에어로빅, 포크댄스, 건강체조, 단전호흡, 우리 춤 체조 등입니다. 노인복지관 1개소당 최하 7개에서 최고 16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 보다 많은 노인들을 어르신 스포츠로 유인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한정된 인프라와 규격화된 프로그램으로는 수용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시설 인프라 확대와 프로그램 유연화, 동호회 활동 활성화 등으로 참여를 확대해야 합니다.

 -  아직은 어르신 스포츠를 유아스포츠 등 특수한 한 부문로 판단하는 경우가 남아 있는 듯 싶습니다.

 건강한 노년들이 건강한 고령사회의 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통한 사회적 파급 효과도 크므로 어르신 스포츠 전국체전 등이 필요합니다.

 
 -  게이트볼, 궁도 이외에도 현재의 어르신 스포츠 외에 도입 가능한 어르신 스포츠는 무엇이 있습니까.

 건강한 노인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확산될 필요도 있지만 중풍과 치매 등 건강 취약 노인들이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치료적 스포츠의 도입도 필요합니다. 예로는 어르신생활체조, 치매예방요가 등이 있습니다.

  -  어르신 스포츠가 활성화돼 있는 선진국 등 해외의 사례에서 우리나라가 배워야할 점은 무엇입니까.

 일본의 경우는 건강하고 생활수준이 높으며 자택에서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클럽에 참여하며 생활을 즐기는 노인과 건강하고 생활수준은 높지만, 가족관계나 특수한 질환으로 인해 병원이나 노인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관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예방적 서비스 전달 체계 시스템입니다. 일본과는 달리 사전에 조기 개입을 통해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예방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어르신 스포츠를 통해 얻게 되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건강 외에도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어르신들의 스포츠 활동은 단지 개인적으로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것 외에 주체로서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제시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직화된 스포츠 참여'를 통해 리더 등과 같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특히 조직화된 스포츠의 참여는 다양한 구성원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여 서로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우며,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게 합니다. 이와 함께 '노인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되고 일정한 사회적 힘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체육활동 공간'을 통해 어르신들 간의 '공동체 형성' 또한 의미 있는 노인문화로서 정체성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  어르신 스포츠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보람됐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복지관 이용 어르신 중에는 갑작스런 우울증으로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복지관의 댄스스포츠 반에 들어오게 되어 강습을 받으면서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열심히 운동을 하다보니 "우울증 같은 건 흔적없이 사라졌더라"고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 "댄스스포츠는 매너가 중요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더 위생과 자기 관리에 철저하게 되었고, 사교성도 길러져 매일이 즐겁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